매출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가격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가게가 비싼가? 천 원만 내리면 손님이 다시 올까?
가격을 낮추면 손님에게 바로 보여주기 쉽다. 메뉴판 숫자만 바꾸면 되니 다른 방법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하지만 할인에는 부작용도 있다.
가격 할인은 구매할 이유를 만들지만, 상품에 대한 다른 정보가 부족하면 품질이 낮기 때문에 할인한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연구가 있다. 특히 처음 접하는 상품은 원래 품질을 모르기 때문에 가격을 품질의 단서로 쓰기도 한다. [가격 할인과 품질 인식 연구](https://scholars.ln.edu.hk/en/publications/does-price-promotion-hurt-products-perceived-quality-the-role-of-/)
무조건 메뉴부터 줄이는 것도 답은 아니다.
잘 팔리는 메뉴를 빼면 매출이 더 떨어지고, 적게 팔려도 이익이 많이 남는 메뉴를 없앨 수도 있다.
먼저 메뉴를 두 가지 숫자로 나눠봐야 한다.
하나는 얼마나 자주 팔리는지다. 다른 하나는 판매가격에서 재료비를 빼고 얼마가 남는지다.
외식업에서 쓰는 메뉴 엔지니어링도 메뉴를 인기와 공헌이익으로 구분한다. 원가율이 낮아 보이는지만 보는 게 아니라, 한 개가 팔렸을 때 실제로 얼마를 남기는지 함께 보는 방식이다. [메뉴 엔지니어링 연구](https://s3.amazonaws.com/ecornell/content/SHA/SHA507/sha507_137_cntrbmrgaspct_en-us.pdf)
가격을 내리기 전에 지난 한 달의 메뉴를 간단히 나눠보자.
잘 팔리고 많이 남는 메뉴. 잘 팔리지만 적게 남는 메뉴. 적게 팔려도 많이 남는 메뉴. 적게 팔리고 적게 남는 메뉴.
가장 먼저 정리할 후보는 마지막 메뉴다. 특히 그 메뉴 하나를 위해서만 사는 재료가 있다면 보관과 폐기까지 함께 봐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 감축단체 ReFED도 메뉴 수를 줄이고, 기본 메뉴에 사용하는 재료를 특별 메뉴에도 함께 쓰는 방식을 낭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제안한다. [ReFED 음식점 가이드](https://refed.org/downloads/Restaurant_Guide_Web.pdf)
가격을 낮추더라도 가게 전체를 할인할 필요는 없다.
처음 먹어볼 메뉴 하나, 한가한 시간대, 재고를 활용해야 하는 날처럼 이유와 범위를 정하는 편이 낫다. 그래야 할인 가격이 가게의 원래 가격으로 굳지 않는다.
불황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메뉴판의 숫자를 내리는 게 아니다.
어떤 메뉴가 손님을 데려오고, 어떤 메뉴가 돈을 남기고, 어떤 메뉴가 재료만 늘리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가격을 내릴지 메뉴를 줄일지는 그다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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