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볼일이 있어 삼각지에 갔다.
시간은 10시 반쯤이었다. 점심을 먹기에도 조금 이른 시간인데 고깃집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그날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날 만큼 더웠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늘도 없는 가게 앞에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고기를 먹으려고 저 더위를 참는다고?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됐다. 그러다 장사하는 사람답게 가게 안보다 줄부터 보게 됐다.
오픈 전부터 손님이 기다리는 사장은 행복할까.
힘들겠지?
제발. 그래야 조금 덜 부러울 것 같았다.
그런데 가게를 지나고 나서도 그 줄이 계속 생각났다. 나는 그곳의 메뉴도, 가격도 몰랐다. 그런데 사람들이 기다리는 모습만 보고 가게 이름을 기억했다.
줄 자체가 광고가 된 셈이다.
생각해보면 사람은 맛있다는 이유만으로 더위 속에서 기다리지는 않는다. 늦게 오면 오래 기다린다거나, 준비한 양이 떨어지면 못 먹는다거나, 이 시간에 가야 가장 좋다는 이유가 하나쯤 있어야 한다.
중요한 건 유명한 가게를 따라 줄을 만드는 게 아니었다. 손님에게 **왜 지금 와야 하는지** 알려주는 일이었다.
점심에만 파는 메뉴가 있을 수도 있다. 하루 판매량을 정할 수도 있다. 특정 시간에 가장 맛있는 메뉴를 앞세울 수도 있다. 대신 억지로 희소한 척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실제 운영에서 나온 이유여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가 가게 밖에서도 보여야 한다. 메뉴판과 플레이스, 가게 앞 안내문에서 손님이 바로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삼각지에서 나는 고기를 먹지 않았다.
그런데 먹지도 않은 가게의 이름은 기억했다. 다음에 근처에 가면 줄이 있는지 다시 볼 것 같다.
우리 가게에도 손님이 굳이 오늘, 굳이 이 시간에 와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날부터 그걸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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