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판 앞에서 길어진 기다림, 빠진 추가 주문
단체 주문 뒤 길어진 대기와 놓친 사이드 메뉴. 조리 순서만큼 주문을 확인하고 기다림을 설명할 자리가 필요하다.
작은 철판에 한 장씩 음식을 올리는 식당에서 단체 주문을 받은 뒤, 뒤따른 손님의 메뉴 하나가 나오기까지 오래 걸렸다. 운영자가 전한 시간은 주문 뒤 약 50분. 그 사이 추가로 받은 사이드 메뉴도 빠졌다.
철판이 작고 한 장을 조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주방이 한꺼번에 빨라질 수는 없다. 단체 손님에게 먼저 받은 주문을 만들면서 다음 테이블의 주문까지 받아야 하는 시간, 그 겹침은 장사하는 사람에게 낯설지 않다. 그렇다고 오래 기다린 손님에게 조리 순서만 설명하면 충분할까.
이 사례에서 아픈 지점은 기다림과 누락이 함께 생겼다는 데 있다. 기다림은 철판의 크기와 조리시간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추가 주문이 빠진 이유는 기록만으로 알 수 없다. 두 일을 하나의 실수로 뭉치면 다음에 손볼 자리도 흐려진다.
내 생각에는 이런 날 가장 먼저 필요한 말은 ‘곧 나갑니다’가 아니라 지금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정확한 분을 약속하기 어렵다면 앞선 주문이 밀려 있다는 사실과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주문받을 때 전할 수 있다. 손님이 기다릴지 다른 메뉴를 고를지는 그다음 선택이다.
추가 주문은 또 다른 문제다. 바쁜 순간에 구두로 받은 메뉴가 주방까지 전해졌는지, 이미 받은 주문표에 붙었는지 확인하는 짧은 절차가 필요하다. 이 가게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주문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으니, 특정 직원의 잘못이나 한 가지 해결책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철판 위 음식은 순서대로 익는다. 손님 앞의 시간은 그 순서대로만 흐르지 않는다. 다음번 단체 주문을 생각하면, 조리할 자리가 몇 개인지만큼 기다리는 사람에게 건넬 말과 추가 주문이 남을 자리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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